금주의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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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논어로 성서 읽기 21: 정명(正名), 이름에 걸맞은 책임을 다합니다 2026.09.06 15: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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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로 성서 읽기 21: 정명(正名), 이름에 걸맞은 책임을 다합니다
공자는 정치를 한다면 무엇부터 하겠느냐는 질문에 “반드시 이름을 바로잡겠다, 必也正名乎”(『논어』 「자로(子路)」 3)고 답합니다. 정명(正名)은 단순히 명칭을 정확하게 사용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이름과 지위에 걸맞게 행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더 분명하게 보여 주는 말이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 君君, 臣臣, 父父, 子子”(『논어』 「안연(顔淵)」 11)는 가르침입니다. ‘학생’, ‘교사’, ‘부모’, ‘지도자’라는 이름에는 각각 그에 합당한 역할과 책임이 담겨 있습니다. 공자는 이름과 실제 행동이 일치할 때 개인도 공동체도 바로 설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알지 못하고 매맞을 일을 한 종은, 적게 맞을 것이다. 많이 받은 사람에게는 많은 것을 요구하고, 많이 맡긴 사람에게는 많은 것을 요구한다.”(누가복음 12:48, 새번역)
누가복음의 이 말씀은 예수께서 주인이 맡긴 일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종에 관해 말씀하신 비유의 결론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은 ‘맡겨짐’입니다. 사람에게 주어진 지위와 능력은 단순한 특권이 아니라 책임을 동반합니다. 특히 ‘맡기다’에 해당하는 헬라어 παρατίθημι(paratithémi)는 어떤 것을 신뢰하여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따라서 책임은 내가 가진 것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권리가 아니라, 맡겨진 것을 그 목적에 맞게 사용하는 충실함을 뜻합니다. 지위가 높아질수록 권리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책임 또한 커진다는 것입니다.
결국 정명은 “나는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는가?”보다 “나는 그 이름에 걸맞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묻는 가르침입니다. 학생이라는 이름에는 배움의 책임이, 부모라는 이름에는 돌봄의 책임이, 지도자라는 이름에는 공동체를 위한 책임이 따릅니다. 자리보다 그 자리를 감당하는 삶이 중요하다는 가르칩니다. 이름이 사람을 훌륭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이름에 합당한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 그 이름을 빛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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