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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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INWARDOUTWARD 묵상 – 공정 2025.11.04 13:30:56

작성자박성중 조회수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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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公正)

“그들은 무조건적으로 좋은 것이 또한 자기들에게도 좋은 것이 되도록 바라야만 하며, 또 정말 자기들을 위하여 좋은 것들을 선택해야 한다.”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니코마코스 윤리학/정치학/시학』, 손명현 옮김 (동서문화사, 2014), 105쪽.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정의롭지 못한 사람은, 선을 타자 없이 오직 자신에게 유익한 것으로만 한정하는 사람입니다. 그들에게 결여된 것은 ‘타자에 대한 인식’입니다. 그는 정의를 ‘완전한 덕’이라 부르지만, 그것은 무조건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이웃과의 관계에 있어서만’ 완전하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공정’이란,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정의를 말하고 실천하는 행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정은 정의의 완성이자, 정의가 사회적 관계 안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신약성서 복음서에서 예수는 사회적 약자와 죄인, 여인, 세리, 나병환자, 사마리아인 등 당시 사회의 경계 밖에 있던 사람들을 품으셨습니다. 그에게 ‘공정’이란 ‘모두에게 동일한 대우’를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상처 입은 자를 일으키는 사랑의 정의’였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포도원 품꾼의 비유(마태복음 20장)입니다. 주인은 일한 시간이 다른 이들에게 모두 동일한 품삯을 줍니다. 세상의 눈에는 불공정해 보이지만, 하나님의 눈에는 생존의 은혜를 균등히 나누는 참된 공정입니다.

“그들은 받고 나서 주인에게 투덜거리며 말하였다.

‘마지막에 온 이 사람들은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않았는데도, 찌는 더위 속에서 온종일 수고한 우리와 똑같이 대우하였습니다.’

그러자 주인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이보시오, 나는 당신을 부당하게 대하지 않았소. 당신은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당신의 품삯이나 받아 가지고 돌아가시오.

마지막 사람에게 당신과 똑같이 주는 것이 내 뜻이오.

내 것을 가지고 내 뜻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내가 후하기 때문에 그것이 당신 눈에 거슬리오?’”

- 마태복음 20:11–15(새번역)

아리스토텔레스와 예수 모두에게 공정의 핵심은 ‘타자’입니다. 타자와의 만남, 그리고 그 만남 속에서 드러나는 사랑입니다. 공정은 결국 타자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하여, 타자에 대한 사랑으로 완성됩니다.

다시 묻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가 말하는 공정은 어떠한가요?

우리는 여전히 자신의 기준으로만 공정을 말하고 있지 않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