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 볼 수 있겠느냐?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 볼 수 있겠느냐?”(누가복음 18:8, 새번역) 이는 단순한 신앙적 격려가 아니라, 삶의 불확실성 앞에서 우리의 실존을 성찰하게 하는 질문입니다. 믿음은 눈에 보이는 결과나 낭만적 위안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내적 태도입니다.

믿음을 잃은 사람들의 태도는 다양합니다. 현실을 외면하고 도피하는 사람, 냉소와 회의 속에 갇힌 사람, 순간적 쾌락으로 공허를 메우려 하는 사람……. 믿음이 사라진 자리에는 불안과 공포가 자리하며, 삶의 의미는 점점 희미해집니다.

철학은 이러한 인간의 상태를 오래 탐구했습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희망 없는 삶을 경계하며, 인간이 스스로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삶을 살아가는 힘은 외부의 확신이 아니라, 스스로 의미를 선택하고 신뢰하는 데서 나옵니다. 믿음은 단순한 낭만적 위안이 아니라, 실존적 결단과 맞닿아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낭만이 아닌 실존적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것은 눈앞의 절망에 굴복하지 않고 삶을 감당하게 하는 힘입니다. 믿음을 갖자는 것은,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스스로를 넘어서는 길을 선택하라는 초대입니다. 세상의 혼돈 속에서 믿음을 보는 일, 그것이 바로 살아 있음의 증거입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 하나님께서는 함께하시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