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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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INWARDOUTWARD 묵상 – 개인과 공동체적 양심 2025.09.13 18: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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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공동체적 양심
‘양심(良心)’은 한자로 풀이하면 ‘좋을 양(良)’과 ‘마음 심(心)’으로, 곧 “바른 마음”을 뜻합니다. 여기에는 개인의 내면에서 선하고 옳은 것을 식별하는 능력이 담겨 있습니다. 잘못된 길 앞에서 멈추고, 옳은 길을 좇게 하는 힘, 바로 개인적 차원의 양심입니다.
반면, 영어 단어 conscience는 라틴어 conscientia에서 유래합니다. con은 “함께”를, scientia는 “앎”을 의미합니다. 직역하면 “함께 아는 것”입니다. 이는 양심이 결코 개인 안에 고립된 것이 아니라, 타인과 공동체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작동함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옳다고 느끼거나 부끄럽게 여기는 것은 단순히 내면의 판단일 뿐 아니라, ‘함께 공유하는 도덕적 앎’에 뿌리를 둔 것입니다.
이 두 차원을 종합하면, 양심은 개인의 내면적 바름과 공동체의 도덕적 연대가 서로 맞닿아 있는 자리라 할 수 있습니다. 홀로 선한 의지를 다지는 힘이면서 동시에 타인과 더불어 옳음을 확인하고 살아가는 능력입니다.
성서에서 바울은 “그런 사람은, 율법이 요구하는 일이 자기의 마음에 적혀 있음을 드러내 보입니다. 그들의 양심도 이 사실을 증언합니다. 그들의 생각들이 서로 고발하기도 하고, 변호하기도 합니다.”(로마서 2:15, 새번역)고 말합니다. 양심은 하나님께서 사람의 마음에 새기신 내적인 율법이며, 동시에 서로를 향한 삶 속에서 드러나는 도덕의 소리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에서 양심은 자칫 개인의 취향이나 도덕적 감각 정도로 축소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본래의 의미는 훨씬 더 깊이가 있습니다. 양심은 나를 넘어 우리를 향하게 하며, 우리를 넘어 하나님 앞에 서게 합니다. 개인적 차원의 성실과 공동체적 차원의 책임이 만날 때, 우리는 진정으로 바른 마음을 회복합니다. 양심은 결국 하나님 앞에서 ‘함께 아는 진리’를 살아내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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