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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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WARDOUTWARD 묵상 – 연대 2025.10.23 14:01:40

작성자박성중 조회수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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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 1918-1990)는 인간을 사회적 구조 속에서 ‘호명(interpellation)’된 존재로 보았습니다. 즉, 우리는 사회의 이데올로기와 관계망 속에서 자신을 인식하고, 타인과 연결되어 살아갑니다. 개인의 의식이 아니라 구조적 관계가 인간의 실존을 규정한다는 그의 통찰은, 연대를 ‘선택’이 아닌 ‘조건’으로 이해하게 합니다. 진정한 연대란 이 구조적 관계를 자각하고, 불평등과 소외를 재생산하는 체제를 함께 바꾸어 가는 실천입니다.


그리스도교 초기 선교사 바울은 “여러분은 서로 남의 짐을 져 주십시오. 그렇게 하면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실 것입니다.”(갈라디아서 6장 2절, 새번역)고 말합니다. 신앙의 본질은 홀로 구원받는 데 있지 않고, 서로의 짐을 나누는 데 있습니다. 예수는 병든 자, 죄인, 가난한 자 곁에 서심으로써 ‘함께 아파하고 함께 서는’ 연대의 본보기를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공동체적 실천 속에서 구체화됩니다.


연대는 시대가 요구하는 윤리적 각성입니다. 그것은 타인의 고통을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책임의식입니다. 알튀세르가 말한 사회적 구조의 인식, 그리고 성서가 말한 서로의 짐을 지는 사랑이 만날 때, 연대는 이념이 아니라 삶이 됩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길, 그 길이 인간다운 사회를 세우는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