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꽃

카를 야스퍼스(Karl Jaspers)의 『철학 1·2·3』(Philosophie I, II, III)은 그의 철학 사상의 총체적 정리이자 대표작으로, 1932년에 독일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야스퍼스에 따르면 인간은 피할 수 없는 죽음, 고통, 죄책감, 투쟁 등의 상황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일상적 자아가 무너지고, 진정한 실존으로의 자각이 일어나는 결정적인 순간이기도 합니다. 이를 한계상황이라고 합니다.

동시에 야스퍼스의 비약입니다. 한계상황을 통해 기계적 사고나 합리성의 한계를 뛰어넘어, 참된 실존으로 비약하는 것, 이성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진리에 대해 전 존재적 결단과 신뢰로 나아가는 행위를 제안합니다.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시인의 흔들림, 젖음은 꽃을 자라고 피우게 합니다. 사랑과 삶이 그렇습니다.

1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1)확신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입니다.

히브리서 11:1